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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사상누각 무너지다
▲ 일부 정치세력 파국, 새 정치문화 창출 계기되기를
지난 16일 고건 전 국무총리의 17대 대선 불출마 선언은 가공할만한 화염이었다. 삽시간에 희망을 집어삼키고 안개같은 먼지를 토해 지척이 분간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북도내 정치권은 무산소증에 빠져 사색이 되었다.
고건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반 한나라당' 구심점의 일시적인 와해를 동반했다. 그러나 시계는 곧 맑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사태는 정개개편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건을 추종하는 일부 정치세력들의 파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건을 추종했던 정객들 조차도, 그의 정견이나 수권 후보로서의 자질 또는 책임감에 이끌렸기 보다는 지역주의와 당선 가능성에 기댄 무게가 더 컸기에 정치판에서 도주한 고건을 성토할 입장이 못된다.
따라서 고건의 정치활동 중단은 17대 대선 초입에서 돌출된 헤프닝일 뿐, 고정민심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은 못된다. 오히려 무책임한 그의 결단이 빨랐다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발견한다.
고건을 지지한 민심이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등 정세에 민감한, 진득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들뜬 민심이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표에만 호소하는 대선주자들의 패배를 앞당겨 보는 학습효과도 남겼다.
무엇보다 이번 혼돈이, 어느 정당이든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책임감과 정당의 이념을 가장 잘 지켜낼 적합한 인물을 대선주자로 내세우는 새로운 선거환경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당이 선거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삼고 여기에만 올인하는 지금의 정치풍토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확고한 신념을 선거전략의 골간으로 삼기보다는 모호한 공약으로 고정표와 부동표의 중간영역에서 허우적이는 불건전한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철마다 이름만 바꾸는 정계개편의 악순환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지지율의 당선가능성에 기대어 대선주자로 내세우는 것은 고건 처럼 지지율이 떨어지면 자신이 만든 질서의 주변을 살피지 않고 언제든지 포기하는 인물들이 속출할 것이다.
하물며, 한 사람의 정객이 부동층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집권정당을 분당시켜서 특정지역정당과의 이합집산을 획책할 수 있는 정치환경은 그 자체가 이미 혼돈을 안고 있는 셈이며,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오늘의 일이, 정당의 올바른 이념에서 창출된 대선주자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당선되는 새 정치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소통뉴스 편집국장 07-0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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